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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상징조형물 〈빛의 기둥(Pillar of Light)〉은 삶것건축사사무소·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엘피스케이프의 공동 설계안에서 출발한 공공예술 작품이다.

감사의 빛 23'은 높이 6.25m의 23개 석재 조형물로 구성됐다.

각 조형물은 22개 참전국과 한국을 상징한다. 각국 상징물은 참전 순서에 따라 남쪽부터 배치하고 가장 북쪽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놓았다.

6·25 참전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23개의 빛 기둥은 추모를 거대한 영웅주의 조형물로 재현하지 않고, 시민이 직접 걸으며 체험하는 공간으로 전환했다. 전체 ‘감사의 정원’ 사업비는 730억 원이며, 이 가운데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전시공간 조성사업에는 206억 원이 투입되었다.

이 작품의 예술적 성취는 ‘기억의 방식’을 바꾸었다는 데 있다. 과거의 전쟁 기념물이 대개 육중한 석재와 권위적 형태를 통해 국가주의적 위엄을 강조했다면, 〈빛의 기둥〉은 투명성과 빛이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통해 추모를 보다 열린 감각으로 풀어냈다. 낮에는 광장의 풍경 속에 스며들고, 밤에는 빛으로 존재를 드러내며 희생과 감사의 의미를 시각화한다.

또한 여러 개의 수직 기둥이 형성하는 리듬은 광화문의 국가 상징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도시미감을 형성한다. 시민은 그 사이를 자유롭게 통과하며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공간 경험의 일부가 된다. 이는 공공예술을 ‘보는 대상’에서 ‘몸으로 통과하는 기억의 장소’로 확장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절제의 미학이 돋보인다. 과도한 상징과 설명을 덜어내고, 빛·공간·동선만으로 감정을 유도한다. 화려한 조형 언어 대신 비움과 투과를 선택함으로써, 추모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체험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빛의 기둥〉은 광화문광장에 역사적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부여한 한국 공공예술의 수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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