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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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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어설픈 '정신 승리'를 시전하다가 한밤중에 주한미군에게 건조하고도 묵직하게 뺨을 맞았다. 미군이 서해 훈련을 미리 알리지 않아 장관이 항의했고, 미군 사령관이 사과했다는 국방부의 영웅담. 하지만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심야 입장문을 던지며 "우리는 사과한 적 없다"고 단칼에 베어버렸다.
미군의 입장문을 한국어로 직역하면 이렇다. "우리는 분명히 너희 실무진에게 사전 통보를 했다. 그런데 장관과 합참의장 귀에 안 들어간 걸 왜 우리한테 따지냐? 군대가 훈련하는 걸로 사과할 생각 추호도 없다."
완벽한 치욕이다. 동맹국 장관의 체면을 생각해서 적당히 뭉개줄 법도 한데, 미군은 얄짤없이 진실의 칼을 빼 들었다. 이는 미국이 한국 정부의 '언론 플레이용 거짓말'에 진저리가 났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 촌극에서 진짜 소름 돋는 지점은 따로 있다. 미군이 분명히 통보를 했는데도 장관과 합참의장이 몰랐다면, 군의 생명이라 해도 과하지 않은 보고 체계가 완전히 다운됐거나 누군가 고의로 랜선을 뽑아버렸다는 소리다. 안방 코앞에서 미군과 중국군이 전투기를 띄워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는데, 정작 집주인인 국방부 장관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래 놓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미국이 사과했다"며 대국민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것이다.
이 정부는 국제 외교를 동네 계모임 뒷담화 수준으로 취급한다. 불리하면 일단 구라를 치고, 안 걸리면 자기 공으로 포장하는 게 패시브 스킬이 됐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때도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며 대국민 사기를 치더니, 아직도 완성된 합의문은 국민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다.
국내 정치에서 지지자들에게나 통하던 얄팍한 '가스라이팅'을 글로벌 무대에서 똑같이 시전하려다 벌어진 대참사다. 국제 사회라는 냉혹한 프로 리그에 나가서, 부루마블용 가짜 지폐를 내밀며 물건을 달라고 떼를 쓰는 꼴이다.
대통령부터 장관까지 입만 열면 구라가 숨 쉬듯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주한미군과 국방부 중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겠는가. 국제 무대에서 거짓말이라는 부도 수표를 남발하는 아마추어들 덕분에, 한미 동맹은 이제 '혈맹'이 아니라 '팩트 체크 대상'으로 전락했다. 훈련 사실도 몰랐던 무능보다, 그걸 덮으려 얄팍한 거짓말을 치다 들통난 그 뻔뻔함이 국가 안보의 최대 리스크다.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화가 치미는 이 상황에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무력감이 더 굴욕적이다. 그러나 이제 안 부끄러워 하려한다. 정말 부끄러워 해야하는 사람들은 뻔히 이렇게 될거라 미리 알리며 어떻게든 막아보려던 우리들이 아니다.





